봄벌,쇠물팍 뿌리캐기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5-03-09 21:57:48
- 조회수
- 4,541
드디어 봄....
따뜻한 날씨를 택해 꿀벌들에게 화분떡을 넣어주는 것으로 양봉농가의 한해는 시작됩니다.
올해는 다른 양봉인에 비해 좀 늦었지만 지난해 가을벌을 잘 길렀고 월동도 무난했기에 별로 염려되지않았습니다.
일을 시작하는 첫날.
완전무장하고 나온 마눌, 셀프감금녀가 연상되네요.
꿀벌이 무서운게 아니고 이른봄 찬바람은 조금만 쐬어도 피부가 빨리 타고 거칠어지므로...
마눌은 부지런히 화분떡을 가져오고 뚜껑을 열어주고...
저는 내부를 청소하고 꿀벌들을 밀집시킨후에 노란 화분떡을 올려줍니다.
1.2키로 짜리 화분떡을 강군은 2개, 약군은 1개.
때는 2월 초순, 아직은 어떤꽃도 없을때이므로 꽃가루가 부족하니 최대한 자연의 꽃가루와 비슷한 성분을 만들어 넣어주는것입니다.
이걸 넣어주지않으면 꿀벌들은 몸안에 축적된 단백질을 소모하여 새끼들을 키우므로 결국은 허약해져 단명하고 봄벌 기르기는 실패로 끝나게됩니다.
봄벌기르기의 실패는 무서운 결과를 낳습니다.
양봉농가의 가장 큰 수확철인 5~6월에 꿀벌이 부족하면 꿀을 뜰수 없으니
봄벌기르기에 실패하면 다른 양봉가에게서 꿀벌을 사야하니 적지않은 돈이 들어가는것이지요.
수십년 꿀벌을 기른 양봉가도 실패할수 있는것이 봄벌기르기이며
그런탓에 양봉가들간의 꿀벌거래는 해마다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봄벌만 잘길러도 한몫잡을수 있답니다. 그만큼 쉽지않다는 얘기~~
위 사진은 화분떡 2개를 넣어주었는데 거의 다 먹어가는 중입니다.
기본적인 원료는 제가 단골로 가는 금산의 업체에서 조달하고 그외 특별한 원료만 개인적으로 마련합니다.
올봄에 먹일 화분떡값으로 들어간 비용이 약 500만원..
저 작은 녀석들이 먹기도 참 많이 먹지요.
경험많은 양봉가라면 이 사진만으로도 내부상태가 어떻다는것은 금새 감을 잡을수 있습니다.
최상이라는것이지요~
지난겨울은 카메라쇼를 벌였군요.
오랜동안 쓰던 똑딱이 카메라의 화질이 도무지 맘에 안들어서 큰맘먹고 장만한 dslr 캐논 70d
본체만 1백만원이 넘고 렌즈가 80여만원
저의 씀씀이에 비하면 기절초풍할 비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사진이 마음에 안듭니다.
더 큰 문제는 렌즈 1개가지고는 어림도 없더라는것이었지요.
최하 2~3개의 렌즈는 갖춰야 어느정도 사진을 찍을수 있으니 안살수도 없고...
밑빠진독에 물붓기가 될것같아 중고로 팔고 소니의 신형캠코더 CX 900을 구입했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신제품인데 풀 프레임을 채용하여 동영상은 물론 사진품질도 흡족하더군요.
최단 촬영거리 1센티미터~광학줌 12배
위 사진처럼 dslr은 생각도 못할 초접사가 가능합니다.
빛이 부족한 야간이나 실내에서도 너무너무 잘나오는 사진이 좋고
dslr에 비해 조작방법이 너무너무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캠코더는 영상품질은 뛰어나지만 사진품질은 떨어지는데 cx900은 완전 의외였습니다.
똑딱이 카메라도 캐논을 몇번 접해본적이 있으나 한번도 맘에 든적이 없었으니 저는 캐논과는 인연이 없나봅니다.
어릴적...
따뜻한 봄날의 햇볕아래 파릇파릇 솟아오르는 새싹들을 못잊어 귀농한 촌놈.
당연한것인데 그때는 어찌그리 신비롭게 느껴졌는지....서울로 내 팽개쳐진 훗날의 삶의 목적이
오로지 다시 시골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꿩, 앙고라토끼, 양봉..등의 낱말들을 노트에 끄적거리면서..
엊그제 햇볕좋은날 텃밭의 모습입니다.
아무것도 없는것처럼 보이지만 이곳에 보물이 숨겨져있지요.
구석에 설치한 그물망은 닭들이 귀찮을때 아주 편리해요.
토종오이와 오이고추, 옥수수등을 심고 나머지 공간에는 호박을 심었던 텃밭...
화살표는 뽕나무를 베어낸 그루터기입니다.
그 추운 겨울을 이기고 버섯이 자라고 있네요...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최대한 간섭하지않으면 되는것입니다.
제자리에 딱 맞는 식물들이 자리잡고 자라게되니까요.
텃밭의 여기저기 쇠물팍이 자라는것을 내버려둔것이 몇년째..
올해는 이것을 이용해보기로 하고 캐기 시작했습니다.
쇠물팍은 예나 지금이나 흔하고...흔한것은 좋은것이지요.
쇠물팍 뿌리를 캐다가 커다란 가마솥에 고아드시고 한해를 마감하시던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여기저기 얼마나 많은지...
마른풀을 헤집고 자세히 보면 줄기가 보입니다.
주변을 정리하면 뚜렷이 보이지요.
원래 깊은 논이었던 곳을 약 15년전에 제가 사서 산흙을 받아 매립한 이래
단 한번의 농약도 비료도 뿌리지않고 청정하게 관리해온 밭입니다.
제초제등을 썼다면 원하지않는 우슬뿌리같은게 남아있을리 없지요.
줄기가 영락없이 소의 무릅같습니다.
그래서 쇠물팍~
약간 투명하게 느껴지는 통통한 뿌리는 점액질 성분이 많아 콜라겐이 생각납니다.
캐기만 하면 수월할줄 알았는데 다듬는것도 쉽지않군요.
시골에서 전지가위는 요긴하게 쓰입니다.
줄기가 목질화된 부분을 잘라내고 흙을 털어내고 담습니다.
구석구석에 박힌 흙을 씻어내는것도 큰일이군요.
세척을 마치고....
사포닌 성분이 있다더니 전형적인 약초냄새..
실내에 인삼냄새가 가득합니다.
이틀에 걸쳐 캔것이 37키로, 건조시키면 많이 줄겠지만 횡재했네요~
대물이네요~
발그스름하게 새싹이 올라오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우슬뿌리의 모습과 방울을 줄줄이 꿰어놓은듯한 모습의 우슬뿌리...
아마도 뿌리혹 박테리아인듯합니다. 이것이 효과가 더 좋지않을까~
봄이면 로얄제리 생산실로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세월이 갈수록 살림이 늘어나는군요.
로얄제리 작업대를 비롯하여 맨 안쪽 기계는 벌꿀농축기, 고압솥, 압착기, 포장기등...
이곳에 커다란 압력솥이 있지요.
내외부는 물론 뚜껑까지 스텐이라 무척 편리합니다.
2중구조로 된 솥은 간접열을 전달하여 쉽게 타지않습니다.
쪄야 하므로 밑에 물을 붓고 스텐양푼을 놓았지요.
그위에 우슬뿌리를 채우고...
양이 많아 절반밖에 안들어가는군요.
뚜껑을 밀폐시킵니다.
간단하게 보여도 전자동이랍니다.
온도와 시간을 설정해놓고 시작버튼을 누르면 끝!
100도에 3시간을 설정했습니다.
거의 1시간은 지나야 100도에 이를것이고 100도가 되면 불이 꺼지고 99도로 내려가면 불이 붙습니다.
지난겨울 메주와 청국장을 만들때도 이 솥으로 콩을 삶았습니다.
너무 편리해요.
김을 빼고 열어보니 숨이 죽어서 그런지 양이 좀 줄었습니다.
수증기가 얼마나 많이 올라오는지 천장까지 하얗습니다.
꺼내고 나서 확인해보니 양푼엔 진액이 빠져 모여있군요.
시간을 너무 길게 할 필요는 없을듯...
1번에 모자라 2솥을 쪄냈습니다.
생뿌리의 맛은 쓴맛이 강하고 독성처럼 느껴지는 맛이 있는데 찐 뿌리는 약간 단맛이 생긴듯하고 순화된 맛이 느껴지는군요.
건조후 분말화하여 환제품을 만들 예정입니다.
댓글목록
예민정님의 댓글
제 생각엔 식물의 끈적한 성분은 콜라겐은 아닌거 같습니다. 마에도 점액질 성분이 많지만 그것은 콜라겐이라기보다 식이섬유의 일종이거든요.
식물의 그것은 일종의 전분 같은거 아닐까요?ㅎㅎ
아무튼 이곳에 오면 재미있습니다.사진이 잇긴 해도 신기한 글도 많고 말이지요.
하하 그런데 일도 좋고 이것도 좋지만 밥은 드셔가며 하세요^^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가시오가피는 열매 쓰는건 잘 모르겠고..뿌리를 어머니가 달여 드시고 무릎이 씻은 듯이 나았어썩든요..
근데 두충 같은 약재도 자연산인가요? 왠지 무지 좋은 작품 하나가 탄생할 거 같아요^^
민간요법, 한의학.. 시각장애인들은 고등학교 3년 동안 안마, 침, 뜸 등을 배우거든요.. 그걸 하면서 음양오행 등 한의학과에서 가르치는 것들을 조금씩 다 배우게 돼요.
된장찜질 같은건 저도 책이나 tv같은데서 본거구요 ㅎㅎ
실제로 해보니 된장이 열을 내는지 도움이 되더라구요.
법적으로는 불법이지만 시각잦ㅇ애인들 중 침과 안마를 병행하며 아는 사람에게만 알음알음 한약을 지어 팔기도 해요.. 직접 짓는건 아니고 건강원이나 등등..
운영자님의 댓글
닭발에나 들어있는 콜라겐이 식물뿌리에 들어있을리는 없고..
점액질성분은 대체로 사람에게 유익한데 가만히 살펴보면 마를 비롯하여 느릅나무, 찹쌀, 우슬, 그리고 꿀도 점액질이지요. 모두가 위장병에는 특효입니다.
두충은 휴경지나 공한지에 심어놓고 방치하는 나무이니 자연산으로 볼수 있고 여기저기 방치된 두충나무가 많아 쉽게 구할수 있습니다.
우리집에도 처음에 몇그루 심었었는데 껍질이 아주 홀랑 벗겨지는게 인상적이더군요.
향도 좋구요.
시각장애인들이 받는 대체요법등에 관한 교육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모두 다 가르치면 의료비지출은 50%이상은 줄어들것같습니다.
미쳐 몰랐던 사실이네요.
하여간에 오가피도 후보에 넣고 공부중입니다~
요정핑크님의 댓글
정말 흔한게 좋은거란걸 사람들은 많이들 잊고 사니까요.
마치 귀한게 좋은것처럼 말이지요.
클로바가 생각나네요..
행운의 꽃말을 가진 네잎 클로바를 찾기위해..
행복이란 꽃말을 가진 세잎 클로바를 짖밟는 우리들..
정말
좋은말 같아요. 흔한것은 좋은 것이라는 말
운영자님의 댓글
비싸고 귀한것들을 찾아 먹으니 병에 걸린다고 할까...
우리에게 꼭 필요한것은 비싸지않답니다.
소금이 그렇고 산야에 널려있는 여러가지 야생초도 그렇지요.
그런데 쇠물팍 뿌리란놈 참 어이없네요
37kg을 쪄서 말리니 7kg으로 줄었습니다.
많아봐야 절반정도 줄을거라 생각했는데 30키로가 줄어들고보니 참 황당하네요~ㅋ
그래도 남은것들 부지런히 더캐서 건조쇠물팍 13키로는 확보한것같습니다.
핑크님도 임상시험에 동참해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