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겁먹어서 손해본 꿀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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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등록일
- 2019-09-21 19:20:25
- 조회수
- 2,746
시골에서는 가장 무서운것이 태풍인것같습니다.
특히 저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겪은 태풍이 많아지니 더욱 무서워지는군요.
맨 처음의 태풍피해는 10년이 좀 더지난 옛날인데 현재의 집을 짓기전에..
결혼후 배부른 각시와 함께 마을형님과 함께 지었던 블록벽에 슬레이트 지붕의 저렴한집.
진안의 산골짜기에서 벌을 놓고 마눌은 물론 애들, 강아지,꼬꼬들까지 온식구들이 천막생활을 했었지요.
애들이 방학이었으므로..
근데 태풍이 온다는 예보였습니다.
부랴부랴 집으로 와서 태풍대비를 해야 했는데....
그날아침 마눌은 전날밤에 꾼 꿈얘기를 합니다.
"며늘아, 안와도 된다"
뭔 얘긴가 하면 마침 2~3일후가 어머님 돌아가신 첫번째 기일이었는데
어머님이 마눌의 꿈속에 나타나서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지요.
허참 희안한 꿈이네...
그런데 집으로 오는도중부터 불어대기 시작한 강풍은 산을 벗어나 도심지역인 전주시내에 들어서니 난리가 났더군요.
물건들이 날아다니고 간판이 떨어지고 지붕들이 날리고...
허름한 우리집도 지붕때문에 잔뜩 겁을 먹고 있자니 후배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형님, 집 지붕 날라갔어요...
도착해보니 참 어이가 없더군요.
다행히 지붕은 날아갔지만 비가 없고 바람만 불었던 태풍이라 그리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언제 또다시 비가 내릴지 모르는 상황이니 어머님 제사보다 지붕수리가 급해서 당연히 어머님 제사는 못갔던것이고....
우리 부부의 꿈은 이때부터 신통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나 봅니다~ㅎㅎ
그후로 2012년도의 볼라벤이 올때는 창문에 포장테프를 붙여야 안전하다는 예방지침?에 커다란 거실창이 덕지덕지.....
다행히 창문들은 멀쩡했으나 강풍에 온동네가 난리가 났습니다.
어지간한 나무들은 다 넘어갔고 블록담이 넘어가기도 하고
우리집에도 이때 누워버린 나무들이 몇개나 되었었지요.
우리집이 좀 높은곳에 위치해서 바람이 잘 타는 영향도 있지만 이쯤되니 어찌 태풍이 무섭지 않을까요?
링링이 올라온다고, 기록적인 태풍이 올거라고..
가장 취약한 부분이 올봄에 새로 지은 비닐하우스입니다.
크고 높아서 바람이 잘타니까요.
잔뜩 겁을먹고 대비책을 강구하다 발견한 하우스의 태풍예방책은 결속을 단단히 하는법과 함께 마지막으로
초속 30미터가 넘는 바람에는 견딜재간이 없다.
백약이 무효이니 비닐을 찢는것이 그나마 시설을 보호하여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아직 바람은 불지않았지만 결단을 내렸지요.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그마저도 어려우니까....
혼자 올라가서 칼로 도려내고 끌어내렸습니다.
그런데..
링링은 기록적이기는 커녕 태풍같지도 않은 바람에 지레 겁먹은 저때문에 꼴사나운 모습만 남기고 사라졌군요.
근데 태풍이 또 온다고 합니다.
하우스 걷어놨으니 오거나 말거나~
한편으로는 엄청 강한 바람이 불어 내가 택한 방법이 효용을 봤으면 하는 마음도 조금 들기도 하지만 정말 그리되면 큰일나지요.
요즘 나락도 이삭이 숙어가던데......
이왕 오는 태풍이라면 바람은 말고 비만 많이 내려서 오고가며 보는 옥정호나 넘실거렸으면 좋겠습니다.
2봉장에 하우스 문도 닫으러 가야하는데...
가진게? 많으니 걱정거리도 많아지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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