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2봉장,텃밭농사
- 작성자
- 운영자
- 등록일
- 2019-11-30 23:23:45
- 조회수
- 3,163
12월의 첫날...
벌써 푸르른 사진이 좋아 몇장의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밤꽃이 피기 시작하는 6월의 어느날...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2봉장에서 쑥을 베어 손수레에 싣고 내려오다 보이는 모습이 좋아서 찍었습니다.
씨앗을 심어 키운 피칸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기 시작하네요.
올해 수꽃을 피웠으니 내년엔 암꽃이 피어 열매를 볼수 있지않을까 합니다.
2봉장을 마련한지 벌써 8년째...
터를 닦는 토목공사를 시작한것이 벌써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나무로 우거진 환경으로 변했으니 세월은 참으로 빠릅니다.
오른쪽 맨 앞에 보이는 참옻나무에 열매가 가득합니다.
개옻나무꽃이 필때는 주변에 신 냄새가 진동하는데 참옻나무는 개옻나무에 비하여 꽃향기가 덜하군요.
개옻나무는 스스로 번성하는데 참옻나무는 일부러 심지않는 이상 어려운듯 합니다.
덕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머루나무
잘 자라고 엄청 많이 열리기는 하나...
산밑의 숲이 가까운만큼 해충도 많군요.
이렇게 무성하게 자란 머루잎들은 여름이 깊어질즈음 커다란 무당벌레들이 달려들어 남김없이 먹어치워버려 남아나지를 않습니다.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으로 알았는데 나뭇잎을 주식으로 삼는 종류도 있더군요.
대풍년이었던 작년엔 눈에도 안들어왔던 2봉장의 감나무들이 흉년이 들어 감이 귀해진 올해야 눈이 들어옵니다.
임도 아래쪽에 4~5그루의 꽤 큰 대봉감나무가 있고..
사실 작년에는 높아서 딸 엄두를 못냈었음.
나중에 장만한 고지가위라는 감따는 도구를 이용하여 나무에 올라갔습니다.
5미터쯤 높이는 딸수 있으나 그보다 더 높으면 어려우므로 나무에 올라가서 땄지요.
감이 달린 가지를 콕 찝어서 자를수 있고 잘라진 가지는 가위옆에 달인 집게가 물고 있으므로 아래로 내려놓으면 됩니다.
5월에 꿀따면서 먹은 수박씨앗이 뱃속으로 들어갔다가 순환되면서 싹이 트고 자라더니..
생태화장실의 장점이랍니다~ㅋ
그냥 내버려둬도 알아서 열매가 달리고 익어갑니다.
신기한것은 수박밑의 짚을 파헤치면서도 수박은 건드리지않는 희안한 멧돼지 식성~
깨끗했던 임도는 낙옆과 풀, 나무들마저 침범하는데
멧돼지들은 얼마나 많은지...
봄에는 새끼들이 무리지어 다니다가 여름에는 조금 자란 개체들이 홀로다니는것이 눈에 보이고..
가쪽의 바위들을 밀쳐내며 지렁이를 찾아먹느라 도로가 온전하지 않습니다.
개체수 조절이 필요한것으로 보입니다.
컴파운드 보우로 잡자니 잠복해야 할테고..
우리를 만들어 잡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집앞까지 내려와 온통 파헤쳐 놓는군요.
천연가습기용으로 사용할 이끼를 채취합니다.
경사지고 응달져서 수분이 많은곳에 많습니다.
박스에 가득 담아왔네요.
술도 안마시면서 왠 소주박스?
여름이라면 엄두도 못낼만큼 깔끔하게 정리된 배추밭...
올해의 고추농사는 벌레때문에 망쳐버렸지만 가을농사는 아주 잘지었습니다.
가을에 심는 작물은 봄농사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해충도 덜하고 서늘해져가는 기온에 잡초들도 힘을 못쓰니 풀을 매지않아도 견딜만하니까요.
근래들어 좋지않은 배추값으로 인해 재배면적이 줄었다는 배추가 그나마 가을의 잦은 태풍,비로인해 망친곳이 많다고 합니다만 우리집 배추는 이처럼 잘되었습니다.
잘된게 아니고 잘 했다고 보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두둑을 만들기전에 화학비료는 관행농사처럼 사용했고 다른것이 있다면 토양살충제는 쓰지않았으며 작년추석에 만들어놓은 생선액비와 유황을 발효시켜 듬뿍 뿌렸습니다.
배추 모종을 심고 1주일안에, 이때는 작고 여린잎이 불과 서너장..
살짝 약을 한번 쳤지요.
이때 약을 안하면 벌레들이 그나마 여린 속잎,생장점을 갉아먹어버리므로 망쳐버리니까요.
생선액비 냄새때문인지 작년보다는 벌레가 덜탄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으나 어쨌든 이때 약을 안치면 관행농업으로 농사지은 배추로 김장해야 할 확률이 99%입니다.
관행농업에서는 진딧물 약도 토양에 미리 뿌리라고 합니다.
토양살충제로 땅속의 모든 벌레들을 죽이고 자라나는 배추에게도 지속적으로 독을 흡수하여 진딧물을 억제하는 방법...
그렇게 키운 배추가 겉보기에는 아주 좋지요.
그런데 독성을 가진 배추가 죽이는것은 진딧물뿐일까요?
저의 배추농사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것은 달팽이였습니다.
배추가 어릴때 약을 한번 노출된 배추잎은 자라면서 사그러들어 문제가 안되지만 달팽이는 배추가 자라는동안 지속적으로 해를 입히더군요.
밤마다 헤드랜턴을 쓰고나와서 잡고 또 잡아도 끝이 없는 달팽이와의 전쟁...
낮에는 흙속에 숨어있다가 밤이면 올라오는 달팽이를 잡기위해 시중의 유인제를 접시에 담아놓기, 맥주와 커피찌꺼기로 잡기...모두 실패.
그래서 토양살충제를 쓰나봐요.
어쨌건 그렇게 배추는 잘 키웠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불암플러스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색이 별로 노랗지않고 맛도 좀 싱겁고...
배추한테 속았는지 사람한테 속았는지 감이 잘 안잡히네요.
빠뜨린거...
진딧물이 발생한 2포기의 배추를 뽑아버렸더니 더이상 번성하지 않았습니다.
배추는 추석 며칠전에 심었고 추석이 지난다음에 심은 무우는 늦게 심었음에도 먹을만큼 자라주었습니다.
큰게 별로 없어도 단단하고 단맛이 강해서 겨우내내 무우국 실컷 먹을수 있겠네요.
작년에 적게 심어 아쉬워 올해는 조금 더심은 순무는 적당한 크기로 자랐습니다.
작년사진입니다.
순무가 겨우 요만큼.
순무는 겉으로만 크게 보인답니다.
뽑아보면 급격히 홀쭉해지는 순무의 모습에 어이가 없지요~
원숭이 궁둥이를 닮은 순무도 출현...
영양이 넘친탓인지 아니면 뭐가 부족했는지...
보라색의 순무색과 비교하면 하얀색의 무는 볼품이 없기는 하나
마눌이 끓여주는 허여멀건? 무국은 너무 맛있습니다.
좋은것은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저의 입맛.
배추뿌리맛이 나는 순무에는 아마도 유황성분이 많은것으로 추정합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