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따기
- 작성자
- 벌집아씨
- 등록일
- 2008-06-09 22:29:19
- 조회수
- 4,811
울 신랑 뽕나무 심어놓고 위로 크지않고 옆으로 가지가 뻗도록 해야하는데
막대포 성격이 위로만 크게 만들어놓았습니다.
로얄제리 끝나고 오면 힘들어죽겠는데 오디 익었다고 오디따라고 잔소리합니다.
엄마랑 둘이 조금씩 조금씩 땄습니다.
약을 한번도 안해서 뽕나무에 생기는 조그마한 벌레들도 많고 잎뒤에 하얀 가루도 있고
저리 먹지못할 하얀 오디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약도 잘하더만 약하곤 웬수진사람이 바로 울신랑입니다.
덕분에 허리까지 오는 풀밭에서 나의피를 노리는 모리란넘과 씨름하면서 따지요.
하루는 오디따자고 불러대더니 뽕나무마다 밑에 굵은넘을 따서 한입씩먹고다니니
뒤따라 다니며 따는 사람 딸맛이 나야말이지요.
아침 먹으면서 엄마 사위에게 묻습니다.
"정우아빠 오늘도 오디딸거야?"
무슨뜻인지 모르는 울 신랑 각시 얼굴을 처다봅니다.
순간 전 웃음이 터졌습니다.
"당신이 오디따면 우린 안딸거야. 이나무 저나무 다니면서 큰놈만 골라따먹으니
뒤에서 딸맛이 나야지.."
그러자 울 신랑 자기는 손뗄터이니 알아서 둘이서 하란다.
그나저나 오디따고나면 다음날까지 팔이 어찌나 아프던지
오디라고 남들처럼 많이나 달린것도 아니고
암튼 울 신랑 일벌려놓고 뒷처리하기 정말 힘드네요
어디든 혼자는 못사는법 뽕나무에 붙은 달팽녀석
자기가 무슨 뽕나무잎인것처럼 찰싹붙어있는 청개구리
오디와 꿀을 1:1로 부어서 냉장고에 두었다가 숙성을 시킨후에 드시면 정말 맛있어요.
전 바로 꿀에넣어 먹어도 맛있던데
지난해 학교에가니 교장선생님말씀이 어느댁에 갔더니 오디차를 시원하게 타서
주시는데 오디열매까지 타서 주더랍니다.
그리 대접받으니 고급차를 대접받은것같아 기분도 좋았다고 합니다.
암튼 지금 따는대로 꿀을 부어놓고 있는 중입니다.
남들은 웰빙웰빙하는데, 우리야 이렇게 신령안쓰고 한입씩 먹을수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것이 어디있을까? 싶습니다.
모기에 물려도 힘들어도 다 좋은데 저렇게 손에 묻는것이 제일 걱정입니다.
잘 익었지요.
저기에 꿀을부너 넣어두면 한겨울에도 향이 풍부한 달콤한 오디향을 맘것 먹을수있답니다.
댓글목록
자유인님의 댓글
선생님 친구분이 장성 어딘가에 오디를 따로 오라는데 못갔습니다.
오디술 참 좋은데...
벌집아씨님의 댓글
사진엔 끝물때 찍어서 오디가 적습니다. 엄마가 혼자서 매일 따셔서 혼자 고생많이 하셧지요. 그나저나 역쉬 자유인님은 술이 먹저시네요.ㅎㅎ 우리집에 오디술이 있었던것 같은데 확인한번 해봐야겟습니다.
운영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