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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도 사물놀이를 좋아한다. > 예약주문 게시판

벼도 사물놀이를 좋아한다.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07-06-11 21:03:00
조회수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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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도 사물놀이를 좋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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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호승은 어려서 엄마를 따라 
산길을 가다 무심코 솔잎을 한 움큼 뽑아 길에 뿌렸다. 
엄마가 그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엄마는 “니는 누가 니 머리카락을 
갑자기 뽑으면 안 아프겠나? 말을 못하지만 
이 소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노…”라는 것이었다. 
정 시인이 ‘꾸중’이란 시에서 고백한 얘기다.

식물이 정말 아픔을 느낄까? 
뽕나무에 전류계를 연결하고 막대기로 때렸더니 
나무가 맞고 있는 동안 전류계가 강한 반응을 보였다. 
아파하는 느낌이 분명했다. 

코끼리는 언제나 바람을 안고 서로 멀리 떨어져서 
아카시아 잎을 뜯어먹는다. 먹히는 나무는 떫은 맛의 타닌을 
분비하고 주위에 에틸렌가스로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를 받아 주변 나무는 2~3분 내에 
소화가 잘 안 되고 맛이 없는 잎을 만든다. 
바람을 안고 먹으면 먹히는 나무의 신호가 앞으로 퍼지지는 않는다. 

한 대학교수는 아카시아를 몽둥이로 
마구 때렸더니 15분 후에 타닌이 2.5배나 증가하고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100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3m 이내에 있는 맞지 않은 나무도 덩달아 타닌이 증가했다.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식물은 감각이 없지만 영혼은 있다’고 했고 
18세기에 린네는 ‘식물이 활동은 못하지만 감각은 있다’고 말했다. 
20세기에 들어와 시몬이란 식물학자는 “당신 정원에 동물이 
아니면서도 움직이는 것이 있다”며 식물도 근육 단백질을 이용해서 
세포질을 움직인다고 했다. 

과학자들 연구를 통해 식물은 가스와 
전파로 서로 대화를 하며 그 속도가 1분에 24m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해충의 공격이 100m 떨어진 나무까지 알려지는 데 4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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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식물이 음악을 듣는다’며 
식물 음악을 만든 미국인 덴 칼슨은 그것으로 여러 차례 
노벨상 후보에 올랐다. 필자가 만든 ‘그린 음악’도 1994년 이래 
우리나라 하우스 농사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린 음악을 들은 작물은 튼튼하게 자라 
해충을 물리치고 맛도 좋고 수량도 많다.

우리 조상은 곡우(穀雨·절기의 하나, 4월20일)가 오면 정미소 문을 닫았다. 
곡간에 있는 마른 볍씨가 쌀눈 깨지는 소리를 들으면 지레 죽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곡식이 듣는다는 것이다. 
조상들이 벼 자라는 들판에서 사물놀이를 벌인 것도 
식물이 듣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천둥소리(雷)는 꽹과리로, 바람소리(風)는 징으로, 
빗소리(雨)는 장구로, 구름소리(雲)는 북으로 자연의 소리를 
대신해 들려주었다. 하늘(天)은 쇠로 만든 꽹과리와 징, 땅(地)은 가죽으로 
만든 장구와 북, 그리고 치는 사람(人)으로 천지인 삼재가 어우러져 
한바탕 벼를 격려해주었다. 

필자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벼에게 사물놀이를 
들려주었더니 3할 이상 더 자라고 더 푸르렀다. 
이삭도 빨리 나오고 물속의 해로운 이끼도 줄어들었다.

우리 곁에 있는 식물은 때리면 아파하고 
친구들에게 비보(悲報)를 전하고 음악을 들을 줄 안다. 
저희들끼리 조잘대고 웃고 우리의 마음을 읽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디언한테 이런 말이 있다. 

“그대는 꽃들이 말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눈다. 만일 그대가 꽃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면 
꽃은 그대에게 말을 할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완주 / 충남농업기술원 자문관님의 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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